獨서 화물-여객기 공중충돌 71명 사망… 대부분 어린이

  • 입력 2002년 7월 2일 18시 12분


독일 남부 바덴 뷔르템베르크주에서 1일 밤 11시43분(현지시간) 러시아제 투폴레프 154 여객기와 보잉 757 화물기가 공중 충돌, 탑승하고 있던 71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AP 등 외신이 보도했다.

두 항공기는 프랑크푸르트 남쪽 220여㎞ 떨어진 위버링겐시의 오빙겐 마을 약 1만2000m 상공에서 충돌했다. 비행기 잔해는 충돌 지점에서 30㎞ 떨어진 곳에서도 발견됐다. 경찰은 지상에서 11구의 시신을 찾아냈으나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충돌 순간 거대한 물체가 화염에 휩싸여 밤하늘 전체가 온통 환해졌으며 구름 위에서 엄청난 폭발음이 2차례 들렸다고 전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즉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항공 통제 측의 실수가 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중이다.

사고기인 투폴레프기는 러시아 바슈키르항공 소속으로 승객 57명, 승무원 12명 등 69명을 태우고 모스크바에서 바르셀로나로 가던 중이었다. 승객 가운데 52명은 바슈코르토스탄 자치공화국 고위 공직자 자녀들로 방학을 맞아 여름캠프에 참가하려던 어린이들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잉 화물기는 국제화물특송업체인 DHL 소속으로 기장과 부기장 등 승무원 2명만 타고 있었으며 바레인에서 이륙해 이탈리아 북부 베르가모를 경유한 뒤 벨기에 브뤼셀로 향하던 중이었다.

영국 BBC방송은 항공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대형 항공기에는 다른 항공기 접근시 경보음을 울리거나 자동으로 항로를 수정하는 충돌 방지 장치가 있기 때문에 항공기들의 공중 충돌 확률은 1억분의 1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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