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과의 산학 협력 지원을 위해 최근 방한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MSR)의 수석연구원 김정한(金鼎翰·39) 박사는 4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학과 이론전산학을 전공한 김 박사는 MSR의 유일한 한국인 수석연구원으로 1997년부터 MSR의 이론본부를 이끌어 오고 있다.
김 박사는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젖소보다 우선 풀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기초과학자”라면서 “컴퓨터나 소프트웨어 등과 같은 첨단기술산업이 경쟁력을 갖추는 데는 장기적 관점에서 고민하는 기초과학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MS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서기까지는 연구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국내에도 연구원에게 완전한 자유를 주고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연구소가 빨리 설립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MSR는 91년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컴퓨터 기초과학 연구를 위해 MS가 설립한 민간 연구소. 미국을 비롯해 중국 영국 등 세계 각지의 연구소에서 700여명의 연구원이 40여개 분야에서 방대한 기초연구를 진행한다.
그는 이번 방한기간 중 서울대 연세대 포항공대 관계자들과 만나 내년부터 컴퓨터공학의 수학적 근간인 이론전산학 강의개설과 교재 개발을 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