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지나치면 毒…타임지 ‘편식의 위험’ 지적

  • 입력 2002년 7월 8일 18시 15분


주스, 허브 차, 땅콩류, 생선 기름. 미국 뉴욕주 퀸스 지역의 한 갓난아기의 하루 식단이다. 채식주의자였던 부모는 이 아기에게 유제품이나 고기의 섭취를 일절 금했다. 아기는 생후 16개월이 지나도록 체중이 3.7㎏에 머물렀고 결국 생명까지 위태롭게 됐다. 부모는 지난해 5월 상해 혐의로 구속됐다.

체중 감량 및 노화 방지 그리고 성인병 예방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채식. 그러나 시사 주간지 타임 최신호(15일자)는 ‘채식주의자가 되겠는가?’라는 제하의 커버스토리를 통해 “잘못된 채식주의는 건강을 오히려 해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이 4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채식주의자라고 답한 사람은 미국의 성인남녀 1만명 중 421명. 전체 인구 비율로 따져보면 미국 내 1000만명이 채식주의자이며 채식주의를 시도한 사람도 2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이 잡지는 추정했다. 채식주의 식당은 갈수록 늘어나고 채식 관련 음식 매출도 연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채식주의자들도 여러 종류다. ‘동물들에게서 얻는 모든 것’을 배척하는 강경파들이 있는가 하면 생선, 달걀 등은 섭취하는 온건주의자들도 있다.

문제는 이같이 선별적인 식생활이 철분과 칼슘 비타민 B₁₂ 등 인체에 필수적인 영양소의 결핍을 초래한다는 점.

대학생들의 식생활을 연구해온 터프스대 크리스티나 에코모슨은 “상당수의 채식주의 학생들이 고칼로리의 감자튀김과 치즈스틱 등 ‘채식 정크푸드(vegetarian junk food)’를 자주 즐겨 단백질, 비타민 B₁₂는 부족한 반면 포화지방은 과다하게 섭취하는 영양의 불균형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고섬유질, 저지방’의 채식주의 식단은 일반성인보다 2, 3배 많은 엄청난 양의 칼로리(하루 평균 5000∼6000칼로리)를 섭취해야 하는 운동선수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이 주간지는 “바람직한 채식주의는 환경친화적이고 여러 성인병을 예방하는 건강한 식생활일 수 있지만 나이, 성별, 운동량에 따른 철저한 영양 및 식단 조절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나이 성별 운동량에 따른 채식주의 유의 사항
영아모유,우유영양소 필수. 충분한 프로틴, 비타민 섭취 위한 특수 영양식 필수.
10대 청소년고칼로리 고지방의 ‘채식 정크 푸드’ 삼가. 프로틴, 비타민 B₁₂, D 및 지방산 섭취 필수.
운동선수프로틴, 고칼로리 음식 필수. 두부, 콩 적극 권장.
임산부태아를 위한 비타민 B₁₂, D 섭취 강화
노인칼슘, 비타민 D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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