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 한국대사관과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12일 오전 2시56분경 본머스시 말메스베리 파크 거리의 인도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시간여 만인 오전 5시10분경 숨졌다.
신씨는 이날 어학연수 동료 4, 5명과 함께 클럽에 갔다가 귀가 중이었으며 친구들과 헤어진 뒤 혼자 숙소를 향해 걷다가 등을 흉기에 찔렸다고 주영 대사관은 전했다. 부검 결과 신씨는 1차례 이상 흉기에 찔린 것으로 나타났다. 살해된 신씨는 부산 출신으로 지난해 11월 어학 연수차 본머스에 갔으며 6월에 어학연수가 끝나 시내 호텔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주영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13일 본머스 경찰에 체포된 남자 어학 연수생이 자신과의 전화통화에서 “경찰이 자신을 체포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경찰에 연행된 연수생은 “신씨와 약 한 달간 사귄 뒤 헤어졌다”며 “신씨 사건이 궁금해 경찰서에 갔다 온 뒤 경찰관이 찾아와 1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누고 경찰서로 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연행된 연수생의 나이는 26세로 알려졌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피살직전 가족에 e메일"▼
영국 본머스에서 흉기에 찔려 피살된 어학연수생 신모씨(26·여·부산 연제구 연산7동)가 사건 직전 남동생(25)에게 가족의 안부를 묻는 e메일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아버지 신종근씨(55)는 14일 “딸이 변을 당하기 불과 1시간30분 전인 12일 오전 1시25분(현지시간)에 남동생 앞으로 가족의 안부를 묻는 e메일을 보냈다”고 말했다. 아버지 신씨는 e메일에는 일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려 한다는 말과 가족의 안부를 묻는 내용이었다고 덧붙였다. 가족들은 또 신씨가 자신의 생일인 3일 집으로 전화를 걸어와 여러 이야기를 나눴지만 평소와 다른 점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딸이 “평소 내성적이었지만 자기 일을 알아서 잘 했으며 남에게 원한을 살 만한 행동을 할 사람은 아니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