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의 대통령 암살 기도〓시라크 대통령 암살 기도는 1962년 OAS라는 비밀 극우단체의 샤를 드골 대통령 암살 기도 이후 40년 만이다. 프랑스 언론들은 폭력 성향의 정신병력을 지닌 막심 브뤼네리(25)라는 극우 행동대원이 무개차를 타고 군대를 사열 중이던 시라크 대통령과 40∼50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해 22구경 라이플 소총을 꺼내 한 발을 발사할 때까지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더구나 브뤼네리씨를 1차로 저지한 사람은 경찰이 아닌 주변 군중이었다.
최근 프랑스 하원에서는 장 피에르 라파랭 총리 연설 도중 청중 가운데 한 사람이 이 연단까지 접근, ‘가장 훌륭한 총리에게’라고 쓰인 트로피를 전달한 일도 있었다. 치안 관계자들은 “이 사람이 만약 테러리스트였거나 들고 간 물건이 흉기나 폭탄이었다면…”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시라크 대통령은 자신이 암살당할 뻔 했다는 사실을 몰랐다가 보고를 받은 뒤 “정말이오?”라고 놀랐으나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범인 주변〓브뤼네리씨는 체포 직후 정신질환자 시설로 이송돼 정신감정을 받고 있다. 그는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 “대통령을 죽이고 내 인생도 끝내고 싶었다”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은 브뤼네리씨가 신 나치 스킨헤드그룹과 연계된 극우 학생단체 ‘연합방어그룹(GUD)’ 소속의 ‘무장전사’이며 과도한 폭력성향 때문에 스킨헤드 사이에서도 알려진 인물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파리 남쪽 이브리에 있는 브뤼네리씨의 거주지를 덮쳤으나 조직적 테러와 관련된 단서는 찾지 못했다. 이웃들은 브뤼네리씨가 “부끄러움을 잘 타는 얌전한 젊은이였다”고 전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시라크 대통령의 치안강화 대책▼
△치안병력 증원 위해 내무부 예산 56억유로 추가 책정
△국방부 소속이던 헌병을 내무부로 이관
△경찰 헌병의 장비 현대화와 사법권한 강화
△퇴직 경찰을 사법활동에 투입하는 예비경찰제 도입
△범죄자 재산 압수해 치안활동비에 투입
△유죄판결 받은 외국인 본국 송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