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통신업체 도이체텔레콤 회장 사임

  • 입력 2002년 7월 17일 18시 56분


유럽 최대의 통신업체인 독일 도이체텔레콤(DT)의 론 좀머 회장(53)이 16일 사임했다.

좀머 회장은 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사 공동기구인 감사위원회가 나와 나의 경영전략을 더이상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회장 겸 최고경영자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사임 뒤에도 회사의 비용절감 조치는 계속돼야 한다면서 DT가 올해 두자릿 수의 성장을 해 독일 전체의 경제보다 훨씬 더 좋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고 슈피겔 온라인은 전했다. 감사위원회는 이날 헬무트 질러(72)를 6개월 시한부의 임시 회장으로 지명했다. 질러씨는 DT 감사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 부회장이다. 임시 부회장에는 게르트 텐처 DT 기술담당사장(58)이 지명됐다.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는 좀머 회장의 사임 발표 직후 DT의 주가가 오르기 시작해 전날 종가에 비해 11.2%나 오른 11.45유로에 거래됐다고 경제 일간지 한델스 블라트가 보도했다. DAX지수도 전날 종가에 비해 1.5%(50포인트) 뛴 3960을 기록했다.

한스 아이헬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DT 감사위가 회사의 장기적 발전을 담보할 전략을 찾아냈다”고 환영했다.

좀머 회장은 95년 취임 이후 DT의 민영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지휘하면서 일약 재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후 인수합병과정에서 막대한 부채를 해결하지 못해 주가가 폭락하자 투자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아 왔으며, 최근에는 43%로 최대 지분 소유주인 정부로부터도 사임 압력을 받아 왔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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