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L 타임워너는 이날 열린 정례이사회에서 또 여러 개로 나뉘어 있던 사업 부문을 미디어-통신 사업과 연예-네트워크 사업으로 양분했다.
AOL(인터넷), 타임(잡지), 워너 북스(서적), 타임워너 케이블(케이블 서비스)이 속한 미디어·통신 사업의 최고경영자(CEO)에는 돈 로건 현 타임 회장이 임명됐다. HBO(케이블TV 채널), 워너 브러더스(영화), CNN(케이블TV 채널), 워너뮤직(음악)이 속한 연예-네트워크 사업은 제프리 뷕스 현 HBO 회장이 이끌게 됐다. AOL타임워너는 COO직은 당분간 공석으로 놔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AOL 타임워너의 최고경영진은 그룹 CEO인 리처드 파슨스를 정점으로 2개 사업 부문 CEO가 권력을 양분하는 체제로 재편됐다.
AOL 출신인 피트먼 COO가 퇴진하고 타임워너 출신인 로건 회장과 뷕스 회장이 양대 사업을 분할 통치하게 됨에 따라 앞으로 타임워너 측 인사들이 경영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CEO인 파슨스씨도 타임워너 출신이다.
지난해 1월 온-오프 라인의 이상적인 결합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사상 최대규모(1320억달러)의 합병을 일궈냈던 AOL 타임워너는 광고, 기술, 콘텐츠 등의 분야에서 시너지(통합)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지난해 12월 그룹 CEO였던 제럴드 레빈이 실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 이어 올 1·4분기에는 미국 사상 최대 순손실(542억달러)를 기록했다. AOL 사장으로 있다가 합병회사의 COO에 오르면서 2인자로 부상했던 피트먼씨는 분기마다 너무 높은 실적 예상치를 내놓는 등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는 전략을 구사해 얼마 전부터 퇴진이 점쳐져 왔다.
이에 앞서 워싱턴포스트지는 17일 AOL 타임워너가 2000년 7월부터 올 3월 사이에 다양한 약식거래 방식을 이용해 2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부풀렸다고 보도했다.
회계부정 의혹의 영향으로 AOL 타임워너 주가는 18일 전날보다 5% 떨어진 주당 12.45달러로 내려앉았다. AOL 타임워너 주가는 합병 이후 70% 이상 폭락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