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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후 콜린 파월 국무장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외교안보팀과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 톰 리지 국토안보국장 등이 신속한 사태수습을 통해 국민을 안심시켰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경제팀은 이렇다 할 수습책도, 방향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폴 오닐 재무장관은 증시 붕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주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그루지야 등 구소련 국가들을 순방한 데 이어 이달 말에는 남미를 순방할 예정이어서 더욱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알코아의 회장 출신인 오닐 장관은 지난해 취임 때부터 굴뚝 산업으로 상징되는 ‘구경제’는 잘 알아도 첨단기술에 바탕을 둔 ‘신경제’와 금융에는 취약하다는 평을 들어왔다. 그는 실제로 월스트리트 출신인 제임스 루빈 전 재무장관만큼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 로렌스 린지 백악관 경제고문은 언론을 상대로 경제정책을 설명할 만한 정치적 감각이 결여돼 있고, 백악관 내 파워 게임에서도 밀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1일 백악관과 가까운 공화당 로비스트 등의 말을 빌려 “린지 고문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반면 존시 볼튼 비서실차장이 경제문제에 관해 부시 대통령에게 더욱 중요한 고문역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첼 대니얼스 예산국장, 돈 에번스 상무장관, 로버트 졸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의 역량도 기대에 못 미치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 미 언론의 대체적인 평가. 딕 체니 부통령은 이들과는 달리 실물경제에 밝지만 그가 재직하던 핼리버튼 석유회사의 회계부정에 연루됐다는 의혹 때문에 앞에 나서서 경제문제에 대해 얘기할 처지가 아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90년 자신이 이사로 재직했던 텍사스 석유업체 하켄사의 주식을 매각하기 전 이 회사의 재정난에 대해 상당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록을 인용해 부시 대통령이 하켄사 주식 대부분을 매각하기 불과 몇 주일 전, 하켄의 분기수익이 매우 저조하고 현금압박이 심해 기업 활동이 크게 제한될 수 있다는 서한을 경영진에게서 받았다고 전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