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마늘 수입제한 연장 협상 없다”

  • 입력 2002년 7월 21일 18시 15분


중국산 마늘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연장해야 한다는 한국 내 일부 주장에 대해 중국이 반대입장을 나타내 양국간에 미묘한 분위기가 일고 있다. 한국이 국내 여론에 따라 세이프가드 연장을 강력하게 요구할 경우 양국간 외교분쟁마저 일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양국은 25일 열릴 예정이던 한중간 ‘무역실무위원회’를 9월초로 연기했다. 외교통상부는 “무역실무위 연기는 ‘마늘협상 파동’과는 관련이 없으며 양국 대표단의 일정에 따라 연기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정확한 연기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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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늘 재협상 할수 있었는데

이에 앞서 주한 중국대사관은 20일 오전 리샤오칭(李曉淸) 경제공사를 정부중앙청사 외교통상부에 보내 중국산 마늘에 대한 세이프가드 연장 협상을 할 수 없다는 중국 측 입장을 전달했다.

외교부 박상기(朴相起) 지역통상국장은 “리 공사가 찾아와 20여분간 면담하며 2000년 양국간에 맺어진 마늘협상 내용은 예정대로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그러나 한국 내에서 재협상 분위기가 생기고 있는 것과 관련해 중국이 보복이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등의 얘기는 오가지 않았다”면서 “리 공사에게 중국 측의 입장을 유념하겠다고만 말했다”고 밝혔다.

한편 재계와 소비자단체들은 농가들을 자극할까봐 마늘 문제에 대한 의견 발표를 자제하면서도 “마늘 때문에 더 큰 손해를 당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한 재계 인사는 “2년 전 마늘협상 때 1500만달러 규모의 마늘 때문에 중국으로부터 5억달러 규모의 무역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었는데 지금도 상황은 마찬가지”라면서 “마늘 수입은 자유화하되 마늘농가의 피해를 다른 방법으로 보전해주는 것이 현실적이고 현명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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