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美 노년층 ‘다시 일터로’

  • 입력 2002년 7월 22일 18시 15분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마사 패리(65)는 2년 전 운영하던 소규모 보험회사를 매각하고 은퇴했다. 패리씨는 당분간 회사 매각대금으로 생활하다가 사회보장 수당이 나오고 100만달러의 세금우대 투자금이 130만달러로 불어날 2년 뒤 본격적으로 ‘황금의 노년’을 만끽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회사 매각대금은 바닥났고 증시 폭락으로 100만달러 규모의 계좌는 60만달러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그는 다시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

시사주간 타임은 최신호(7월29일자) 커버스토리에서 미국 경제 악화로 90년대 미국인들이 꿈꿨던 조기 은퇴계획이 산산조각 나고 있다고 전했다.

주식시장이 매년 평균 20%씩 성장하는 호황기를 구가한 90년대만 해도 65세 이전의 조기 은퇴는 현실성있는 꿈이었다. 상당수 회사들도 55세부터 건강 수당을, 62세부터 퇴직 연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서 조기 은퇴 꿈을 부추겼다. 이에 따라 1960년 18%에 머물던 미국인들의 조기 연금 수령 신청비율은 90년대 말 73%로 급증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잇단 회계부정 등으로 증시가 5년래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요즘 사정은 사뭇 다르다. 주식 시장이 불안해 목돈 마련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긴데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데 따른 부모 부양과 늦게 낳은 자녀들의 교육비 부담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대학 등록금과 의료비도 연 8%씩 오르고 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인 55∼60세 층은 이제껏 비교적 호황 속에서 미래에 대비한 저축보다는 소비를 미덕으로 여기며 살아 왔다. 따라서 이들이 은퇴 후 보잘것없는 연금에 의지해 살아가기보다는 은퇴를 늦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타임지는 분석했다.

타임지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은퇴 시기는 최고 70세, 혹은 그 이상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미 정부도 최근 사회보장금 수령 시기를 67세로 늦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이 같은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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