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 타임은 최신호(7월29일자) 커버스토리에서 미국 경제 악화로 90년대 미국인들이 꿈꿨던 조기 은퇴계획이 산산조각 나고 있다고 전했다.
주식시장이 매년 평균 20%씩 성장하는 호황기를 구가한 90년대만 해도 65세 이전의 조기 은퇴는 현실성있는 꿈이었다. 상당수 회사들도 55세부터 건강 수당을, 62세부터 퇴직 연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서 조기 은퇴 꿈을 부추겼다. 이에 따라 1960년 18%에 머물던 미국인들의 조기 연금 수령 신청비율은 90년대 말 73%로 급증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잇단 회계부정 등으로 증시가 5년래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요즘 사정은 사뭇 다르다. 주식 시장이 불안해 목돈 마련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긴데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데 따른 부모 부양과 늦게 낳은 자녀들의 교육비 부담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대학 등록금과 의료비도 연 8%씩 오르고 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인 55∼60세 층은 이제껏 비교적 호황 속에서 미래에 대비한 저축보다는 소비를 미덕으로 여기며 살아 왔다. 따라서 이들이 은퇴 후 보잘것없는 연금에 의지해 살아가기보다는 은퇴를 늦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타임지는 분석했다.
타임지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은퇴 시기는 최고 70세, 혹은 그 이상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미 정부도 최근 사회보장금 수령 시기를 67세로 늦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이 같은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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