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개된 영국 공공기록청 문서에 따르면 처칠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유럽 주둔 연합군사령관에게 서한을 보내 ‘상륙작전을 취소할 수 없는 시점인 작전 개시 직전에 망명 프랑스위원회 사령관인 드골에게 상륙작전을 통고하자’고 제의했다고 AFP는 전했다.
처칠은 이 서한에서 “프랑스위원회에는 상륙작전 개시 전에 통고하는 것이 긴요하며 통고하기에 적당한 장소는 이곳(런던)이다. 그래야 위원회를 우리들 영향력 아래 둘 수 있다”고 적었다.
이 서한의 공개로 뒤에 프랑스 대통령이 된 드골과 당시 그를 주요 작전에서 배제시키려 했던 연합군 지도자들과의 험악했던 관계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게 됐다.
지난달 발표된 또 다른 비밀문서에서도 처칠은 드골을 가리켜 “유럽 평화에 대한 최대의 위험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고 AFP는 전했다. 처칠은 자칭 자유프랑스군 지도자인 드골을 ‘다루기 까다롭고 오만한 고집불통’으로 생각했다는 것.
결국 처칠과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은 1944년 6월 6일로 예정된 노르망디 상륙작전 계획에서 드골을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들은 드골이 프랑스 국내외에서 지지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프랑스 통일과정에서도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