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AK47(칼라슈니코프) 자동소총을 발명한 러시아의 미하일 칼라슈니코프(82·사진)는 26일 독일 슐에서 열린 AK47 전시회에서 “한때 내 가슴은 이 총을 능가하는 총이 앞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지금은 안타까운 마음뿐”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시베리아 알타이공화국의 한 농가에서 태어난 칼라슈니코프씨는 제2차 세계대전 발발과 함께 전차 정비공으로 징집돼 기갑부대 부사관으로 복무하던 중 부상해 요양하면서 자동소총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 소련군의 무기는 독일군에 비해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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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47은 1941년 첫 견본이 나왔고 이후 4년에 걸쳐 완성돼 1947년 소련군의 표준소총으로 채택됐다. 이후 세계 50여개국에서 7000만여정이 제작 보급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성능에 비해 값이 싸고 고장이 적어 게릴라들이 선호해 온 이 소총은 베트남전과 중동전은 물론 1972년 독일 뮌헨 올림픽선수촌 테러,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서 위력을 발휘했다.그러나 정작 발명 당사자인 칼라슈니코프씨는 훈장과 연금 외에는 큰돈을 벌지 못했다. 1990년대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에 의해 뒤늦게 육군 소장으로 승진한 것이 그가 받은 보상의 전부였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