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스는 이날 ‘콜린 파월을 위한 작전개시일(D-Day)’이라는 사설에서 파월 장관이 최근 일련의 중요한 이슈에서 부시 행정부의 보수파들에게 패배한 뒤 이를 받아들여 공화당 입장을 옹호해 온 사실을 들며 “파월 장관의 견해가 더 자주 받아들여지는 것이 미국과 부시 행정부를 위해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이제 파월 장관이 더 이상 그렇게 순응적일 필요가 없고 한두 번은 벌컥 화를 낼만한 때가 왔다”고 지적한 뒤 “파월 장관 주변을 맴도는 상어떼로는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부장관,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칼 로브 백악관 정책 고문 등이 있으며 특히 로브 고문은 공화당 우파를 만족시키기 위해 정책을 왜곡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타임스는 또 “부시 대통령은 파월 장관이 부시 대통령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이 파월 장관을 필요로 한다”고 평가하고 “취임 당시 외교정책에선 경량급이었던 부시 대통령의 국내외 영향력은 파월 장관이 떠날 경우 즉각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이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조지 슐츠 국무부장관이 정책이 관철되지 않으면 사임하겠다는 위협을 되풀이한 끝에 반대파를 꺾고 미국이 구 소련에 보다 건설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하는 데 성공한 사실을 예로 들며 파월 장관의 분투를 촉구했다.
타임스는 “국무장관의 성공에 대한 판단기준은 얼마나 충실히 대통령의 뜻을 따르느냐가 아니라 해외에서 미국의 이익을 진전시키는 쪽으로 외교정책을 이끌 수 있는 지 여부”라며 “파월 장관은 위대한 국무부장관이 될만한 신념과 경륜을 갖추고 있지만 자신의 입지를 구축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