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건강한 생환은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를 격려한 동료애와 최첨단 구조장비가 동원된 현대과학의 승리라고 미 언론들은 29일 전했다.
사고 발단은 24일 이들이 작업하던 탄광 옆 폐광 벽이 갑자기 무너지면서부터. 겨우 쪼그리고 앉을 수 있는 갱도에 갇혀버린 이들은 추위와 공포, 그리고 허기와 산소부족에 시달렸다.
그러나 동료 한 명이 추위를 호소하면 나머지 8명이 따뜻한 체온으로 감싸줬다. 공기가 들어올 수 있는 구멍은 단 하나. 이들은 돌아가면서 산소를 흡입했다. 그리고 죽어도 같이 죽자면서 가족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적어 용기에 담았다.
이들이 필사적인 생환투쟁을 벌이는 동안 바깥에서는 구조작업이 진행됐다. 구조대원들은 25일 생존 신호가 끊겼지만 구출작업을 늦추지 않았다. 26일 오후 갱도 벽을 두드리는 생존신호가 포착됐다.
구조작업은 3가지로 전개됐다. 소리가 들리는 쪽을 향해 구조통로를 뚫고 다른 한편으로는 배수파이프를 뚫어 지하수가 갱도 아래로 흘러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와 동시에 미세한 공기 투입구를 뚫어 따뜻한 압축 공기를 불어넣었다. 28일 새벽 첫 번째 생존자인 랜디 포겔(43)을 시작으로 9명 모두를 구조하는 개가를 올렸다.
“왜 이리 오래 걸렸어?”
이들은 이렇게 농담을 건넬 만큼 정신적으로도 건강했다. 의사들은 약간의 저체온 증상 외에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고 전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