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은 2월 이슬람권 9개국에서, 조그비는 4월 10개국에서, 퓨 리서치 센터는 지난해 12월 유럽 4개국에서 각각 미국에 대한 이미지와 외교정책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갤럽 조사 결과 인도네시아 이란 요르단 쿠웨이트 레바논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응답한 1만여명 중 절반 이상인 53%가 미국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 군사행동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응답률도 터키에서는 과반수, 쿠웨이트는 67%,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에서는 80%선에 이르렀다.
특히 미국의 핵심적 동맹인 유럽의 반응도 심상치 않았다. 독일은 85%, 프랑스는 80%, 영국은 73%, 이탈리아는 68%의 응답자가 미국은 자국의 이해에 따라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동맹국의 이해관계를 감안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CFR는 보고서에서 리처드 홀브룩 전 유엔대사의 말을 인용해 “오사마 빈 라덴이 동굴 안에서 위성전화 한 대로 전개한 선전선동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갖고 있는 미국을 능가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CFR는 학자와 언론인 홍보전문가 심지어는 금융기업의 투자전략가들을 망라한 35명의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미국에 대한 이미지 개선방안을 모색해왔다.
CFR가 제시한 7개항의 안은 백악관에 대중외교를 총괄하는 기구를 설치하고 국무부의 조직을 혁명적으로 개편해 대중외교를 강화하는 안에서부터 미 고위 관리에 대한 미국 주재 외국특파원들의 접근 보장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이다.
구체적인 홍보안으로는 아랍권에서의 미국 이미지 개선을 위해 9·11테러 당시 숨진 아랍계 미국인과 당시 활약한 아랍계 소방대원 등을 인터넷 등을 통해 부각시켜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30일 “과연 세계에서 지지받지 못하는 외교정책을 이미지 홍보로 상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