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도 예측-예방 가능하다

  • 입력 2002년 8월 8일 15시 26분


이혼도 건강질환처럼 위험성을 예측하고 예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 "부부문제 전문가들의 실증연구결과가 축적돼 이혼의 위험성을 진단할 수 있게됐다"며 그 '증상'들을 소개했다.

워싱턴대학 존 고트만 교수는 수천쌍의 부부를 관찰한 결과 표정 몸짓 말에서의 부정, 긍정 요소가 이혼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한다. 부정요소는 경멸 무시 비난 변명을 표현하는 것이다.

부정과 긍정의 비율이 1대5 수준이면 결혼은 건강하다. 중요한 것은 부정이 연달아서는 안된다는 것. 한번 상처를 주면 곧 위로나 보상이 5번은 필요한 셈이다.

이혼도 2가지 종류가 있다. 전체 이혼의 절반이 결혼 7년내에 발생한다. 그리고 '중년의 위기'가 온다. 초반이혼이 명백하게 부정요소가 많은 부부에 해당하나 중년이혼은 각자의 억눌린 감정에서 비롯된다. 대화도 싸움도 없는 부부를 연상하면 된다. 이들은 결혼의 위기를 눈치채지 못하다가 작은 문제가 폭발한다.

'쫓고 쫓기는 관계'도 문제가 된다. 주로 아내가 문제를 들고 나오고 남편은 아내의 요구를 피하려고만 한다. 반면 부부가 한팀이라는 의식을 가진 부부는 성공한다.

'잘 들으라'는 조언도 항상 옳지는 않다. '잘 듣는' 배우자가 '나는 열심히 듣고 있다'는 불평을 반복하면 오히려 부정적이다. 논쟁 자체보다 논쟁을 시작하고 끝내는 적절한 방식이 결정적이다.

또 '이상이나 로맨스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는 충고도 문제가 있다. 실제로는 결혼에 대해 높은 기대치를 가진 부부들이 질 높은 결혼생활을 누린다는 것이다.

출산으로 결혼만족도가 평균 70%나 떨어지지만 몇 년후부터는 오히려 이혼을 막는 요소가 된다.

또 부부싸움의 주제는 끝없이 반복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따라서 '해결'보다는 문제자체를 인정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저널은 "이혼을 막기 위해 예방접종을 쓰듯 갈등이 손쓸 수 없을 만큼 심각해지기 전에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전문가들의 공통적 조언을 덧붙였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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