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침공땐 세계경제 치명타”

  • 입력 2002년 8월 9일 18시 42분


미국의 대(對) 이라크 공격계획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 국책 연구기관인 전략연구재단의 장 프랑수와 다구잔은 8일 “이라크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 이뤄질 경우 국제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켜 세계 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미 미 기업 회계부정 스캔들로 침체에 빠진 세계 경제가 대 이라크 전쟁으로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것.

또 최근 프랑스의 BNP파리바 은행이 발표한 보고서는 “1990년 걸프전 당시와 유사한 단기간 군사작전이 감행될 경우에도 유가는 배럴당 25달러에서 40달러로 폭등하고, 세계 경제 성장률이 군사작전 첫해 0.5%, 다음해에 0.3%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AFP는 “여러나라에서 석유를 생산하고 있는 만큼 유가가 폭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걸프만에 전쟁은 경제적 신뢰에 문제를 야기해 세계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게 주된 시각”이라고 분석했다.

대 이라크 공격이 중동 전체를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아무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9일 오스트리아의 일간 ‘스탠더드’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맹목적인 이스라엘 지지가 팔레스타인 저항과 모든 폭력 사태의 원인”이라면서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다면 중동 지역은 오랜 기간 불안정과 폭력 사태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관리들도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면서 미국의 공격이 감행될 경우 인근 지역인 아프가니스탄, 이스라엘, 카슈미르 등의 분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미 정부에 경고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9일 국방 외교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이라크 야당인 국가회의(INC)의 샤리프 알리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이라크 국민 중 누구도 사담 후세인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대 이라크 군사작전이 길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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