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에 따르면 하버드대학 리처드 랭험 박사팀은 99년 1월 우간다 키베일 숲에서 50여마리의 침팬지 무리를 관찰하던 중 우두머리 수컷 침팬지(‘이모소’로 명명)가 암컷 침팬지(‘우탐바’로 명명)를 발로 차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유는 자신이 어린 새끼에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는 것.
이모소는 이어 나무 막대기를 집어 45초 동안 우탐바를 두들겨 패고 1분간 숨을 고르더니 때리는 각도와 방법, 막대기의 수 등을 달리하면서 구타를 계속했다. 문제는 이 모습이 다른 수컷들에 의해 학습됐다는 것. 연구팀은 올 6월까지 무리 내 다른 수컷들도 막대기를 이용해 암컷을 구타하는 장면을 모두 6회 목격했다.
수달이 돌로 조개를 깨서 먹는 것처럼 동물이 도구를 사용하는 경우는 없지 않지만 가해하려고 사용하는 경우는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다.
연구팀은 침팬지의 구타가 사람을 보고 배운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개발한 것인지 분명치 않다면서 문화의 진화와 관련해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