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않아도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지면서 벤처투자 사업여건이 악화되고 있던 차에 나스닥저팬을 함께 운영하던 미국 나스닥(지분 42%)이 손을 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역시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방크측은 나스닥이 20일 철수방침을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를 일단 부인하면서도 “마지막까지 협력해 증시 안정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2000년 6월 오사카증권거래소에 개설된 나스닥저팬은 ‘일본증시의 개혁 선도자’로 불리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상장요건을 크게 완화해 벤처기업에 문턱을 크게 낮추는 한편 미국, 유럽 등의 나스닥과 연결해 24시간 거래시스템 도입을 추진했다. 또 소프트방크 그룹과 연계해 벤처기업 육성에 필요한 자금융자나 상담, 기술지원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일본 내 벤처붐에 불을 붙일 것으로 기대됐다.
개설 당시에는 2001년 말까지 850개사를 상장시킨다는 목표를 잡았다. 연간 예상수익은 20억엔. 그러나 곧 IT붐이 사그라지고 일본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실제 상장사는 당초 목표의 10분의 1수준인 82개사에 불과하다. 수입도 5억엔에 그쳐 영업비용 등을 감안한 누적손실이 52억7000만엔에 이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나스닥의 일본 철수는 나스닥저팬의 폐쇄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럴 경우 손 사장의 인터넷왕국 꿈은 물론, 벤처기업 육성으로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일본정부의 계획도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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