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미군장병 ICC에 불인도' 일본에 요청

  • 입력 2002년 8월 18일 16시 15분


미국이 학살 등 비인도적 행위를 재판하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미군 장병을 인도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2국간 협정을 체결하도록 일본에 요청했다고 17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도쿄(東京)의 미국대사관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 외무성은 "긴밀히 협의를 계속하기로 합의했다"며 구체적인 대응은 앞으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ICC 설립조약에 반대해 가맹하지 않았지만 가맹국이 아니어도 ICC로부터 소추당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각국과 개별적으로 미 장병을 인도하지 않도록 하는 2국간 협정을 추진중이다.

일본은 ICC 설립구상에는 지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국내법 미비를 이유로 아직 조약에 서명하지 않은 상태.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가맹국이 아니어도 ICC에 협력할 수 있다"며 일본 정부로부터 미 장병을 인도하지 않겠다는 법적 확증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조약 자체를 비준하기 전에 그것을 제한하는 협정을 미국과 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7월 1일 ICC설립조약이 발효된 이후 2국간 협정 체결을 독일 등 유럽각국에 요구하고 있는데 유럽연합(EU)은 다음달 통일된 견해를 밝힐 방침. 루마니아는 이미 협정에 조인했지만 스위스 유고슬라비아 네덜란드 등은 응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도 "정당한 방법이 아니다. 미국은 ICC에 협력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일본 등 주요동맹국 이외의 국가에는 2국간 협정을 체결하지 않으면 군사원조 중지도 검토하겠다고 통보하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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