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유럽 ‘洪水 정상회담’

  • 입력 2002년 8월 18일 19시 02분


100여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유럽 대륙을 휩쓴 가운데 18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초의 ‘홍수 정상회담(Flood Summit)’이 열렸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의 제의로 열린 이번 회담에는 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피해국인 오스트리아와 체코, 슬로바키아 정상 등이 참석했다. 피해 규모 산정 및 복구·지원책 마련이 회담의 주된 의제. 프로디 집행위원장은 이번 홍수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독일의 피해 복구를 위해 10억달러 이상의 지원을 제의했다. 유럽투자은행(EIB)은 홍수 피해가 큰 이들 4개국에 대해 특별자금을 융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들은 회담을 통해 이번 재난을 EU 전체의 공동사안으로 끌어올리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기상재난이 온실가스방출 등 인간이 초래한 재앙이라는 공감대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홍수는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체코 프라하 구 시가지에 위치한 유럽 최고(最古)의 유대교 예배당에 1m가량의 물이 차오르는 등 모래로 만든 역사적 건축물들의 손상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독일 동부의 화학산업도시 비터펠트 지역에서는 엘베강이 범람, 이곳 화학 공장의 화학물질 유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는 20만여명이 대피 중이며 비로 인해 지반이 약해진 건물들의 붕괴가 우려되고 있다. 홍수의 영향권에 들어간 헝가리에서는 다뉴브 강변의 도시들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위험지역 주민 1700명을 대피시켰으며 수도 부다페스트는 교통이 통제됐다.

이번 홍수로 18일 현재 유럽 중부 전역에서 100여명이 사망했으며 독일에서만 1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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