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벨 대통령은 ‘프라하로부터의 교훈’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성금이 쇄도하고 자원봉사조직이 생겨났으며 구조대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한 덕분에 수해를 이겨낼 수 있었다”며 “이 같은 연대의식과 용기는 68년 소련군대의 침공에 저항했을 당시를 상기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의 관심도 이에 못지 않아 수많은 대통령과 국제기구의 대표들이 전화를 걸어 격려하고 지원의사를 표시했다”면서 “특히 유럽연합(EU)의 로마노 프로디 집행위원장은 바로 달려와 나와 함께 헬기를 타고 수해 현장을 시찰한 뒤 지원을 약속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일로 수평선 너머의 세계에 대해 관심을 쏟고 돕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깨치게 됐다”며 “우리는 수평선 너머에 살고 있는 이웃과 친구의 도움을 고맙게 받아들였다”고 썼다.
하벨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물난리는 우리가 개발을 위해 과도하게 지형을 왜곡시켜 물의 파괴적인 힘을 건드린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계기가 됐다”면서 공산주의 시절 무분별한 국토개발에 대한 대가를 지금 지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