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세계개발 보고]'하루 1달러 미만 생활' 12억명 넘어

  • 입력 2002년 8월 22일 18시 56분


‘2050년 세계 인구는 현재 60억명에서 90억명으로 늘어나고 세계 경제규모는 현재의 4배인 140조달러로 증가할 것이다. 올바른 정책과 자산의 분배, 유능한 기관의 적절한 활동이 없다면 심각한 물 부족사태 등 환경재난이 불가피하다.’

세계은행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26일 개막되는 ‘지속가능발전세계정상회의(WSSD)’에 맞춰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발표한 ‘2003 세계 개발 보고서’에서 세계 환경실태와 문제점을 진단하고 그 개선책을 제시했다.


▽개발 전략의 실패와 환경 조건의 악화〓보고서는 지난 수십년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이뤄진 개발 전략이 ‘지속가능’면에서 실패했다고 결론내리고 향후 개발 전략이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이란 ‘현 세대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은 하되 미래 세대가 사용할 환경과 자원의 훼손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

보고서는 개발전략의 실패로 인해 하루 1달러 미만 생활자가 여전히 12억명에 달하고 상위 20개 부국의 평균 소득이 20개 최빈국 평균의 37배에 달하는 엄청난 빈부차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세계 10억명 이상이 깨끗한 물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20억명은 비위생적인 조건에서 생활하고 있다.

1950년 이후 200만㏊의 토지가 훼손되는 등 환경도 악화됐다. 과도한 어획으로 어류의 3분의 2가 그 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매년 열대 우림의 5%가 사라졌다. 이산화탄소 방출로 인해 기온이 올라가면서 해수면 상승을 일으켜 해안지역과 섬 주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범세계적인 조치 절실〓보고서는 성장만 계속 강조하고 환경에 대한 보호책이 뒤따르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성장 자체가 인류에 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의 환경과 사회 문제를 해결할 행동이 절실하다는 것.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세계은행의 수석경제연구원 니컬러스 스턴은 “최빈국 국민이 자신들의 자원을 관리하고, 생산성을 높이며, 수입을 창출할 수 있도록 선진국들이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개방과 농업 보조금 축소, 무역 장벽을 낮추는 조치가 그 첫 단추가 될 수 있다”면서 “개발도상국들도 선진국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 경제의 투명성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의 거드 레이폴드 국제담당이사는 이날 “현재 세계 에너지 생산량 가운데 2%에 불과한 청정에너지를 2010년까지 10%대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구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대표들은 구속력 있는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정에너지는 태양열과 풍력 등 오염 물질을 만들어내지 않는 에너지를 말한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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