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식민지 지배가 한국의 근대화에 공헌했다고 주장하는 이 책(일본 소시샤·草思史 출판)은 한국인이 스스로 일본침략을 정당화했다는 점에서 일본 우익세력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책이 한국에서 출판됐을 때도 일본의 대표 우익신문인 산케이신문은 “역사를 제대로 보는 한국인이 나타났다”고 흥분했다. 또 역사교과서 왜곡의 장본인격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 모임)도 두 손을 들고 환영했다.
그러나 ‘일본의 양심’으로 일컬어지는 아사히신문은 25일자 서평에서 “이 책은 일본이 주장해 온 ‘대동아전쟁 긍정론’과 비슷하지만 문제는 한국인이 썼다는 것”이라며 ‘한국발 대동아의 망령’이라고 비판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최근 “일본 각료들이 망언(妄言)으로 사임한 경우가 적지 않은데 한국인이 이렇게까지 쓸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책 홍보차 방일중인 저자 김씨는 23일 기자회견에서 “종전 후 한국 북한 대만은 일본으로부터 버려진 고아같은 존재였다. 일본의 통치가 20년 더 계속됐더라면 더욱 발전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음달 28일 도쿄에서 ‘모임’이 주최하는 ‘일한 역사인식의 공유는 가능한가’라는 심포지엄에 패널리스트로 참가할 예정이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