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쓴 親日도서 日서 30만부 판매 ‘狂風’

  • 입력 2002년 8월 26일 14시 33분


올초 한국에서 청소년 유해도서로 선정됐던 ‘친일파를 위한 변명’(저자 김완섭·金完燮)이 최근 일본에서 번역 출판돼 30만부 이상이 팔림으로써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했다.

일제의 식민지 지배가 한국의 근대화에 공헌했다고 주장하는 이 책(일본 소시샤·草思史 출판)은 한국인이 스스로 일본침략을 정당화했다는 점에서 일본 우익세력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책이 한국에서 출판됐을 때도 일본의 대표 우익신문인 산케이신문은 “역사를 제대로 보는 한국인이 나타났다”고 흥분했다. 또 역사교과서 왜곡의 장본인격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 모임)도 두 손을 들고 환영했다.

그러나 ‘일본의 양심’으로 일컬어지는 아사히신문은 25일자 서평에서 “이 책은 일본이 주장해 온 ‘대동아전쟁 긍정론’과 비슷하지만 문제는 한국인이 썼다는 것”이라며 ‘한국발 대동아의 망령’이라고 비판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최근 “일본 각료들이 망언(妄言)으로 사임한 경우가 적지 않은데 한국인이 이렇게까지 쓸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책 홍보차 방일중인 저자 김씨는 23일 기자회견에서 “종전 후 한국 북한 대만은 일본으로부터 버려진 고아같은 존재였다. 일본의 통치가 20년 더 계속됐더라면 더욱 발전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음달 28일 도쿄에서 ‘모임’이 주최하는 ‘일한 역사인식의 공유는 가능한가’라는 심포지엄에 패널리스트로 참가할 예정이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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