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4주 앞두고 25일 벌어진 독일 사상 첫 여야 총리후보간 TV 토론이 끝난 뒤 시사 주간지 슈피겔은 이렇게 평가했다. 토론 직후 실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도 집권 사민당(SPD) 후보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10∼22%가량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그러나 선거 전문 여론조사기관인 ‘발렌’은 에드문트 슈토이버 기민·기사연합(CDU·CSU) 후보(37%)가 슈뢰더 총리(35%)를 눌렀다고 발표했다. 평소 언변과 외모에서 슈뢰더에게 한참 밀리는 것으로 평가됐던 슈토이버 후보로서는 예상 밖으로 선전한 셈이다.
이날 토론에서 슈토이버 후보가 “정부가 홍수 구호 재원 마련을 위해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계획을 1년 늦춘 것은 경기 활성화를 저해하는 조치“라고 비판하자 슈뢰더 총리는 “중앙은행의 이익금을 수재민 구호에 쓰자는 야당의 주장은 독일을 채무국가로 만드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시 슈토이버 후보가 “독일 경제가 재난적 상황에 있는 것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고 공격하자 슈뢰더 총리는 “슈토이버 후보가 주 총리로 있는 바이에른주의 기업 도산률이 독일 평균보다 높다”고 맞받아쳤다.
토론 직후 RTL방송이 실시한 ‘어느 후보 발언에 더 공감하느냐’는 설문에 응답자의 57%가 슈뢰더, 35%가 슈토이버라고 답했다. 제1공영TV ARD의 조사에서도 슈뢰더(43%)가 슈토이버(33%)에 비해 나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토론으로 승부를 내겠다”던 집권 SPD측의 공언과 달리 SPD 지지율은 40% 안팎으로 CDU·CSU보다 1∼2%포인트 앞섰던 토론 전이나 큰 차이가 없었다.
박제균기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