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1주년 외국 항공기 착륙금지 추진

  • 입력 2002년 8월 30일 06시 25분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9·11 테러 1주년인 다음달 11일과 12일 뉴욕과 워싱턴 지역을 오가는 외국 항공기의 착륙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9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FAA 대변인의 말을 인용, FAA가 테러리스트들이 항공기를 이용해 뉴욕과 워싱턴 지역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면서 적용 대상은 9·11 당시 피습된 뉴욕과 워싱턴 그리고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 등 세 도시의 반경 48㎞ 이내에 있는 공항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FAA는 외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미국 국적 항공기에 대해서는 운항 금지 조치를 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혀 외국 국적 항공사와 각국 정부로부터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FAA는 워싱턴 지역의 경우 내달 11일 오전 8시30분(동부 표준시 기준)부터 오전 11시까지 국제항공편 운항을 금지할 방침이며 뉴욕은 같은 날 오전 8시부터 정오까지, 이어 오후 3시30분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각각 운항이 금지된다.

뉴욕은 이어 12일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오후 7시부터 오후 10시30분까지 운항이 각각 금지된다고 FAA는 덧붙였다.

또 뉴욕을 오가는 소형 항공기는 11일 오전 7시부터 13일 오후 8시까지 운항 금지된다.

이 신문은 뉴욕의 케네디 국제공항은 60개사가 넘는 외국 국적 항공사들이 운항하고 있으며 다른 도시의 공항도 50개사에 가까운 외국 국적 항공사들이 운항하고 있다면서 항공권의 환불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 항공수송협회(ATA) 데이비드 스템플러 회장은 “(이 같은 조치가 시행될 경우) 국제항공편 승객들은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며 “특히 다른 승객들에게도 9·11을 전후해 이 같은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 자체가 더 많은 불안을 안겨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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