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교육에 대한 논쟁은 지난달 19일 미국의 전국교육협의회(NEA)가 ‘9·11을 기억하라’는 제목의 학습계획서를 내면서 본격화됐다.
테러의 책임을 특정 단체나 국가로 돌리는 것을 경계하는 한편 과거 미국의 오류 등을 고찰하도록 독려하는 이 계획서는 즉각 보수 진영의 거센 반발을 샀다.
미국의 보수 교육정책연구소인 토머스 포드함 재단은 1일 NEA의 학습계획서에 대해 “전쟁 선포로 간주한다. 다양성을 빙자해 적들을 옹호하려는 무지를 허용할 수 없다”고 공박하면서 ‘9·11:우리 아이들이 알아야 할 것들’이라는 대응 학습계획서를 발표했다.
딕 체니 부통령의 부인인 린 체니를 비롯해 대표적 보수 인사 23명이 초중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만든 이 학습계획서는 테러 참사 직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취했던 모범적인 조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파 후 낭독했던 ‘미국의 이상에 대한 연설문’ 등을 읽고 토론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NEA의 라이벌격인 미연방교사협의회(AFR)도 최근 성명서를 내고 “미국에 마치 모든 책임이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며 NEA를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NEA의 학습계획서 작성을 담당했던 제럴드 뉴베리는 “극우주의자들의 이 같은 비난은 결국 다양성과 변화를 꺼리고 두려워하는 편협함을 나타낼 뿐”이라고 반박했다. 뉴욕타임스는 “이같은 공방전은 교사들의 애국심에 대한 논란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다”고 전했다.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