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공격]백악관强-穩파 갈수록 “으르렁”

  • 입력 2002년 9월 3일 18시 34분


“이라크를 선제공격 해야 한다.”

“유엔의 무기사찰 뒤 개전 여부를 결정하자.”

대(對)이라크 군사공격 문제를 놓고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 내의 강·온파간에 의견 대립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유일한 비둘기파로 꼽히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8일 방송될 예정인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엔무기사찰단이 이라크에 재입국하도록 하는 것이 사태 해결의 첫 번째 조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라크는 98년 철수한 유엔무기사찰단의 재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최근 몇 주간 이라크 문제에 관해 침묵을 지켜온 파월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이라크 공격을 주장하는 강경파들과 분명한 시각차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대표적 강경파인 딕 체니 부통령은 지난주 한국전 참전용사들에 대한 연설 등을 통해 “단순히 유엔사찰단의 이라크 재입국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으나 우리는 사찰 자체가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이라크를 무장해제시키고 유엔결의를 준수케 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당시 앤드루 카드 대통령비서실장은 체니 부통령이 백악관으로부터 사전 지침을 받지 않은 채 이처럼 강경 발언을 한 데 대해 놀라움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체니-파월간 이견이 행정부 내의 심각한 갈등으로 비쳐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스콧 매클레란 백악관대변인은 2일 “파월 장관의 발언은 유엔무기사찰단의 자유로운 활동을 촉구해 온 행정부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일 뿐 ”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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