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이라크전 개전수순 돌입

  • 입력 2002년 9월 5일 11시 29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4일 미 상하원 지도자들과의 협의를 시작으로 대(對)이라크 개전(開戰)을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크로포드 목장에서의 여름휴가동안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 축출과 관련된 정국구상을 마무리, 이달에 들어서자마자 미 의회 협의를 시발로 영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의 국제연대 강화, 유엔을 통한 지지확산 등 단계적인 대(對)이라크 압박작전을 강화하고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날 민주당 상원지도자 토머스 대슐 의원을 비롯한 의회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테러전 확전의 당위성 등에 대해 집중 협의하고 의회차원의 초당적 지지를 촉구했다.

2004년 민주당 대선후보로 유력시되고 있는 대슐 상원의원은 부시 대통령과 만난뒤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행동결의안을 수주내에 통과시킬 수 있다고 밝혀 이라크전과 관련한 의회차원의 후속조치가 이달중 이뤄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이라크전 개전여부와 관련, "부시 대통령이 조만간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보도, 이라크전을 둘러싼 부시 대통령의 정치 외교 군사 행보가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안으로는 9.11 테러 1주년을 계기로 전국 추모연설 등을 통해 사담 후세인 제거에 필요한 의회 지지와 국민적 결속을 호소하는 한편 밖으로는 주요 동맹국 정상들과의 전략회담 및 12일의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사담 후세인 축출에 대한 국제여론몰이와 외교정치적 압박을 강화할 태세다.

미국의 이라크전 행보는 부시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 7일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를 워싱턴 인근 대통령별장인 캠프 데이비드 산장으로 초청, 사담 후세인 축출을 위한 군사행동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12일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만나 이라크전 및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문제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또 부시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기간중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을 비롯한 유엔회원국 정상들과 잇따라 만나 이라크를 겨냥한 테러전 확전외교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 압박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독일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 국가들과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 친미 아랍권국가들까지 이라크전에 반대하고 있어 유엔총회를 고비로 이달중 부시 대통령의 외교적 돌파력의 성패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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