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독일과 프랑스는 같은 날 독일 하노버에서 별도의 정상회담을 갖고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공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군 지휘관과 국방담당 각료회의를 소집해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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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정상회담〓부시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는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서 회담을 갖고 국제사회에 후세인 대통령을 제거하기 위한 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후세인은 대량살상무기를 없애겠다고 약속한 뒤 11년 째 이를 지켜오지 않았다”며 “후손들을 위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레어 총리는 “후세인이 제기하는 생화학 및 잠재적인 핵무기 위협은 현실적인 위협”이라며 “이를 보고도 행동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비공개 회담에서 이라크 공격 방안 등을 깊숙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유엔이 이라크에 대해 무기사찰 시한을 통보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하도록 외교적 공세를 펼칠 예정이다.
▽백악관 본격 홍보전〓백악관은 이번 주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의원들에 대한 로비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백악관 참모들은 부시 대통령의 테러 1주년 추모연설(11일)과 유엔총회 연설(12일)이 하이라이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석 정책보좌관인 카를 로브는 “미국인이 대통령의 말을 듣길 원하는 날이 바로 11일”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향후의 추세를 가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 프랑스 반대〓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2시간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미국의 일방적 행동 반대 △유엔 안보리를 통한 문제 해결 △유엔 무기 사찰단의 조건 없는 이라크 복귀 △대이라크 목표 수정 반대 등 4개항에 합의했다. ‘대이라크 목표 수정 반대’는 미국이 당초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복귀를 요구하다 후세인 정권 전복으로 정책 목표를 수정한 것을 언급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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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 정상은 미묘한 차이를 드러냈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라크 공격 참여 여부는 유엔 안보리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힌 반면 슈뢰더 총리는 안보리의 승인이 있더라도 독일은 이라크 공격에 가세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 주석, 시라크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라크 문제와 관련한 협조를 당부했으나 우호적인 답변을 얻어내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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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