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들이 밀집거주하는 오사카(大阪)지역의 한 조선총련계 조선초급학교에는 정상회담 직후인 17일 "학생들을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왔다고 이 학교 관계자가 전했다. 오사카의 다른 조선학교에도 비슷한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조선학교에서는 교사들이 경계심을 갖고 학생들 하교를 지도하도록 하는 한편 협박상황을 취합해 경찰에 신고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또 도쿄(東京) 조선총련중앙본부 건물에는 정상회담 결과 발표 이후 우익단체들의 항의 차량이 몰려드는 바람에 경찰이 한때 차량통제에 나서기도 했다. 이밖에도 조선총련 홈페이지에는 항의메일이 쇄도했으며 오사카본부에도 '조선에 돌아가라'는 등의 욕설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조선총련측은 17일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본뒤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피랍 일본인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서만술 의장의 담화로 대체했다. 이 담화는 "반세기동안 불안정한 재일 조선인 지위문제 등이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 납치문제도 양국간에 해결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 북한계 재일교포는 "북-일 정상회담의 평양선언에 상당히 진전된 내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납치문제에 모두 가려졌다"며 "그렇지 않아도 교포사회에 대한 일본내 인식이 나빴는데 앞으로 상당 기간동안 어렵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상회담 직후 재일교포에 대한 괴롭힘이 발생하자 TBS 등 일본 주요언론들은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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