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노어 힐 의회 조사국장이 이날 상하원 정보위 합동회의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과 연방항공청(FAA)은 98년 8월 알카에다로 추정되는 테러조직이 폭발물을 탑재한 비행기로 WTC 건물을 폭파시키려 한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그같은 계획은 실현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9·11테러에 대한 사전 정보는 여러 차례 있었으나 테러 목표와 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들은 94년 12월부터 2001년 9·11테러가 있기 전까지 총 12건의 비행기 테러 정보를 입수했으나 이를 모두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98년말 조지 테닛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알카에다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계획했으나 이에 대한 후속 조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9·11테러 직전에는 단 한명의 정규요원만이 알카에다를 담당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99년 알카에다가 미 국무장관, 국방장관, CIA 국장 등 핵심 인사들을 암살하려 한다는 경고도 포함돼 있다.
보고서는 미 정보기관들이 알카에다의 해외 테러 위협에 치중했기 때문에 미국 내 테러 가능성을 진지하게 취급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