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반대 세력 확산〓토머스 대슐리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25일 상원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공격을 내세워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고 한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부당하게 상원을 공격한 데 대해 정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23일 중간선거 유세에서 국토안전보장부 신설 법안의 통과 지연과 관련해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은 국가 안보에 관심이 없다”고 비난했었다.
아무리 야당이라고 해도 다수당 상원 지도부가 의회 연설을 통해 대통령을 정면 비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라크 공격에 대한 민주당내 기류가 급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25일 분석했다.
지금처럼 공화당에 끌려갈 경우 11월5일 중간선거에서 상하 양원 모두 공화당에 다수당 지위를 내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민주당의 기류 변화의 배경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1석 차로 다수당이나 하원에선 공화당이 다수당이다.
민주당 일선 의원들도 이라크 공격 결의안의 의회 통과를 막기 위해 다양한 모임을 갖고 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의원은 25일 “민주당내 공격 반대 움직임이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다”면서 “앨 고어 전 부통령과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등을 중심으로 반대 세력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당내 영향력이 큰 고어 전 부통령과 카터 전 대통령은 최근 “이라크 공격은 대(對)테러전 명분을 훼손시킨다”면서 공격계획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리처드 게파트, 조지프 리버맨 등 2004년 대선 출마가 유력시되는 민주당 중진의원들은 이라크 공격을 지지하고 있으며 대슐리 원내총무도 공격에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민주당의 기류에 대해 공화당은 “대다수 국민이 이라크 공격을 지지하고 있어 의회 결의안은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될 것”이라며 느긋한 표정이다.
▽부시 행정부의 분주한 외교 노력〓민주당의 공격 반대 움직임과는 달리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공격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25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테러조직 알 카에다는 서로 협력하고 있다”면서 “이들 둘에 대해 대응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25일 이라크-알 카에다 연계 증거를 조만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의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은 25일 “유엔의 이라크 무기 사찰이 실패할 경우 무력사용을 허용하는 새로운 유엔 결의안 논의에 응할 수 있다”고 말해 기존의 결의안 반대 입장에서 다소 후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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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