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 뒤 많은 과학자들이 같은 실험을 했지만 비슷한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되자 학계에서는 연구 결과의 신빙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고 결국 벨연구소와 사이언스가 공동으로 조사에 착수하게 됐다. 조사를 맡았던 스탠퍼드대 응용물리학과 말콤 비슬리 교수는 25일 발표한 127쪽의 보고서에서 “쇤 박사는 1998∼2001년의 연구 데이터를 조작했으며 어떤 부분은 아예 날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벨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쇤 박사를 해고했으며 쇤 박사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그는 “실험 결과가 사실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학계 관계자들은 과학 학술지가 연구 결과를 발표할 때는 다른 과학자의 충분한 검증을 거쳐야하는 데도 학술지끼리 속보 경쟁을 벌이면서 연구자가 내놓은 데이터를 그대로 믿고 논문을 게재해 주는 경우가 많아 이런 일이 생겼다고 지적하고 있다.
99년에도 미국에서는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의 물리학자 빅터 니노브가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에서 가장 무거운 원소인 원자번호 116번과 118번의 초중량 원소를 발견했다고 피지컬 리뷰레터스지에 발표했으나 연구 결과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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