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방문중인 버핏 회장은 25일과 26일 더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CNN 방송 등과 잇따라 인터뷰를 갖고 “최근 미국 주식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나 경제와 증시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형 투자운용사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으로 세계 2위의 갑부인 버핏 회장은 “이 같은 믿음은 증시와 경제의 장기적인 분석과 전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현재 미국 경제와 증시는 따로 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라크 공격 등 악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실업률을 제외한 산업생산 소비 판매 등에서 크게 나쁠 것이 없다”면서 “장기적으로 증시는 경제 상황을 따라가게 돼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버핏 회장은 “단기적으론 주가의 추가하락이 불가피하다”면서 “오래 기다릴 수 없는 투자자들은 지금 증시를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고 충고했다.
버핏 회장이 추가하락을 점치는 이유는 증시가 90년대 말 ‘거품’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 그는 “투자자들은 한때 믿을 수 없는 ‘집단 환각상태’에 취해 있었으며 여기에는 혹독한 대가가 뒤따른다”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이 대가의 일부를 지불했지만 아직 시련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단기적으로 보면 사람들은 곧잘 비이성적인 투자행태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증시는 저울과 비슷하다”면서 “증시는 경제와 기업 가치만큼 무게가 나간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말하는 장기투자는 적어도 25∼30년 정도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오랫동안 제조업에 집중 투자했던 전략에서 벗어나 최근 첨단기업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에 대해 “나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사업인 동시에 저평가돼 있는 기업을 찾아 투자하고 있으며 사업분야는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