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디 헐(공화)이 주지사로 있는 아리조나주에서는 재닛 나폴리타노 주 법무장관(민주)이 출마했고 제인 스위프트 매사추세츠 주지사(공화) 자리엔 샤논 오브리엔 주 재무국장(민주)이 도전하고 있어 여성 간에 주지사 자리를 물려주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올해 미국 중간선거에서 주지사를 새로 뽑는 주는 모두 36개. 그중 여성 후보는 9개주에서 출마한 10명이다. 미시간주에선 유명한 남성정치인 2명을 물리치고 후보를 따낸 제니퍼 그랜홈 주 법무장관(민주)이, 메릴랜드주에서는 케네디 가문의 캐스린 케네디 타운센드 부지사(민주)가 각각 전국적인 지명도를 내세우면서 주지사에 도전하고 있다.
또 모두 민주당 소속인 캔자스주의 캐스린 시벨리우스 보험국장, 로드아일랜드주의 머스 요크, 알래스카주의 프랜 울머 부지사, 아칸소주의 지미 루 피셔 주 재무국장도 남성 후보를 상대로 뛰고 있다. 이들 외에 플로리다 주지사를 노리고 후보지명전에 나섰다가 패한 재닛 리노 전 법무장관(민주) 등 당내에서 후보로 나섰던 여성 정치인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현재 5명인 여성 주지사 가운데 3명이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고 미국 언론이 전망하는대로 5∼6명이 새로 당선된다면 여성 주지사가 7∼8명으로 사상 최고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1992년 선거에서 여성 국회의원이 28명에서 42명으로 급증한지 10년만에 여성들의 주지사 대거 진출이란 결과가 나오게 된다는 것.
뉴저지주립 럭거스대학의 데비 왈시 미국여성정치센터 소장은 "여성들이 최종 정책결정자로 나서는 미국 정치의 새 국면이 펼쳐진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9일 전했다.
올해 이처럼 여성들의 주지사 출마가 부쩍 늘어난 것은 1992년 선거 때는 93석의 의원자리가 비어 있었지만 올해는 42석만 비어 의회로 가는 길이 그만큼 좁아진 때문이라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등은 지적하고 있다. 현재 미국 의원중 여성은 상원 100명중 13명, 하원 435명중 60명이다. 또 대기업의 회계부정을 비롯한 각종 스캔들에서 여성들이 부정을 폭로하는 내부고발자 역할을 해 국민 사이에 여성의 사회감시 기능이 돋보이게 된 점도 여성정치인의 활동범위를 넓혀놓았다고 분석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이들 주지사 출마자들은 이미 다양한 공직 및 정치경력을 쌓은 사람들이며 여성이라는 점을 내세우기보다는 경제 교육 등 주 현안에 대한 정책제시로 유권자층에 파고들고 있다고 이들 신문은 전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