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1980∼1988년 이란과의 전쟁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해 2000∼3000명의 이란병사들을 살해한 바 있으며 91년 걸프전에서도 생화학 무기 공격능력을 갖췄으나 사용하지는 않았다. 이 신문은 “이번 전쟁의 목표가 사담 후세인 정권 축출에 있기 때문에 이라크가 생화학전을 불사할 것”이라면서 “최대의 피해자는 이라크 주변의 아랍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미군에 기지를 빌려준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등은 모두 이라크가 보유하고 있는 스커드 미사일의 사정거리(648㎞) 안에 있으나 생화학전 대비능력이 없다.
유엔 무기사찰단은 98년 이라크에서 쫓겨나기 전까지 수백㎢의 면적을 오염시킬 수 있는 2850t의 겨자가스와 15㎢ 이상의 면적에 배치된 병사들을 살해할 수 있는 5.5t의 사린가스, 사이클로사린가스, VX신경가스, 그리고 1만ℓ의 탄저균과 2만3000ℓ의 보툴리누스균 등을 파괴했다. 이후 무기사찰이 없었던 지난 4년간 이라크가 생화학 무기 생산을 재개했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이 신문은 추정했다.
카타르 도하의 미군기지에 파견돼 있는 생화학전 전문가 제임스 블랭켄혼 소령은 이라크가 트럭이나 배, 농약살포용 항공기 등으로 투입한 소규모 특수부대가 바람을 이용해 생화학제제를 뿌리는 사태가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경우 미군 병사들이 보호장구를 착용하기 이전에 이미 수백명이 감염될 것이며 VX신경가스와 같이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제제의 경우 제독작업이 벌어지는 동안 탱크와 장갑차의 발이 묶일 것으로 예상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