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민간단체인 '웃음실험실(LaughLab)'은 최근 1년간 수집한 4만개의 유머를 토대로 인터넷 네티즌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최고점수를 받은 유머를 3일 발표했다. 다음은 1위를 차지한 '멍청한 사냥꾼' 이야기.
"사냥꾼 두 명이 숲에 들어갔다. 한 사람이 사고로 쓰러졌다. 숨을 쉬는 것 같지 않았고, 눈은 흰자위를 드러냈다. 다른 사람이 휴대전화로 황급히 119에 전화를 걸었다.
사냥꾼: (숨을 헐떡이며) 친구가 죽었어요. 어떻게 해야되죠?
교환원: 진정하세요. 제가 도와드리죠. 우선 죽었는지 확인부터 합시다(First, let's make sure he's dead).
잠깐 조용하더니 한 방의 총성이 들렸다.
사냥꾼: 됐습니다. 이제 어떡하죠?"
실험을 이끈 허트포드셔 대학 리차드 와이스만 교수(심리학)는 이 이야기가 유머의 3대 요소인 △유머 속 인물에 대해 우월감을 느끼게 할 것 △걱정을 자아내는 상황에서 김빠지게 할 것 △상식을 뒤엎는 반전 등 3가지를 모두 갖췄다고 평가했다.
실험 결과 나라마다 선호하는 유머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에서는 모든 종류의 유머가 인기를 끄는 반면 잉글랜드 아일랜드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말장난 유머(동음이의어 등을 이용한 유머)'가 인기였다. 북미에서는 우월감을 자극하는, 프랑스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에서는 초현실적인 유머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야기의 길이도 재미에 영향을 줬다. 웃음실험실에 따르면 유머의 가장 이상적인 길이는 103단어(영어)이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