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해와 아랄해 사라질 위기

  • 입력 2002년 10월 10일 14시 06분


중동에 있는 사해(死海)와 중앙아시아의 아랄해(海)가 지도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주변 국가들이 물을 너무 많이 빼돌리는 바람에 하루가 다르게 수면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BBC는 8일 인터넷판에서 이들 내해(內海)의 위축을 막고 원상태로 되돌리려는 주변 각국과 국제사회의 노력이 정치적 이해관계로 진전을 보지못하고 있다며, 현 추세가 지속되면 아랄해는 오는 2020년, 사해는 오는 2050년쯤 완전히 없어질 것으로 유엔 및 환경단체들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아랄해 연안 4개국 대통령은 지난 6일 아랄해를 살리기 위한 국제 지원을 요청했으며 이를 위한 국제출연국회의를 내년에 도쿄(東京)에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요르단, 유럽연합(EU) 등은 9일 사해 연안에 모여 강물의 고갈을 막기 위한 방안을 강구한다.

그러나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조속한 시일내에 이들 내해를 살리기 위한 국제적 합의를 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랄해는 50년 전만 해도 세계에서 4번째로 큰 내해로 꼽혔으나 지금은 6번째로 처졌다. 수량이 줄어들어 지금은 원래 호수 면적의 25%만 수면을 유지하고 있다.

옛 소련은 지난 60년대부터 아랄해로 흘러드는 아무 다리야강과 시르 다리야강의 물길을 돌려 면화 재배에 이용하면서 아랄해는 메마른 땅으로 변모했고 여기서 하루 20만t씩 쏟아져 나오는 소금과 모래는 반경 300㎞ 이내의 땅을 오염시켰다.

농경지와 목초지가 소금에 오염되고 심각한 위생문제까지 야기되면서 주민들의 대탈출이 이어졌다.

이스라엘과 요르단 및 팔레스타인 자치 영토로 둘러싸여 있는 사해도 관개용 및식수용 수요가 늘어나면서 아랄해와 마찬가지로 수면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지구에서 가장 낮은 해수면 이하 400m에 위치해 있고 소금 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이 염수호는 요르단강에서 물을 공급받고 있으나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강물의 90%를 빼돌리는 바람에 자칫하면 사라질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은 지난달 1일 남아프리카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지구정상회의에서 홍해의 물을 사해로 끌어들이는 10억달러짜리 공동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당초 지중해와 사해를 운하로 연결할 계획이었으나 주변국가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자 요르단과의 공동 사업으로 대체한 것이라고 BBC는 설명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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