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수트 일마즈 터키 부총리는 9일 기자회견에서 “(EU 가입을 권고 받지 못했다는) 소식은 우리의 기대와 완전히 동떨어진 것”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EU 지도자들이 12월 코펜하겐 정상회담에서 터키의 EU 가입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쉬퀴르 시나 구렐 외무장관은 통상문제를 들먹였다. 그는 “터키의 EU 가입 문제와 관련해 실망이 계속될 경우 EU 수입품에 한해 무관세를 적용하는 6년 일정의 무역협정을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터키의 이 같은 입장에 동조해 미국은 EU에 가입 협상을 재개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 터키는 이슬람국가 가운데 유일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으로 미군기지도 설치돼 있어 대이라크전쟁을 염두에 두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전략상 터키를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10일 “미국-유럽, 터키-유럽의 관계에 있어 터키와 EU가 가까운 관계를 맺는 것은 모두의 전략적 이해와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앞서 EU는 인권문제를 비롯해 가입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터키의 신규 가입을 유보했다. 터키는 지난 여름 사법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혁했으며 사형제도 및 쿠르드족 언어사용제한을 철폐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EU 순회의장국인 덴마크 아네르스 라스무센 총리는 “터키의 가입 협상 기회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 뒀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