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한일문화교류 토대됐으면"

  • 입력 2002년 10월 10일 19시 22분


동국대 석좌교수인 일본인 이시가미 젠노가 평생 모은 불교관련 서적 5000여권을 기증한 데 이어 그동안 받은 월급으로 젊은 한국인 학자를 위해 상을 제정했다. - 연합
동국대 석좌교수인 일본인 이시가미 젠노가 평생 모은 불교관련 서적 5000여권을 기증한 데 이어 그동안 받은 월급으로 젊은 한국인 학자를 위해 상을 제정했다. - 연합
“한국 불교가 일본에도 널리 알려져 두 나라 문화교류의 토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동국대 불교학과 대학원 석좌교수인 이시가미 젠노(石上善應·73)가 이 대학에서 받은 월급으로 한국의 불교학자를 위해 ‘한일불교문화학술상’을 제정했다. 동국대는 지난달 26일 동국대 불교병원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이시가미 교수가 이 같은 뜻을 전해왔다고 10일 밝혔다.

이시가미 교수가 월급을 모두 털어 만든 이 상은 젊은 불교학 연구자 가운데 탁월한 성과를 낸 학자에게 주어지며 일단 심사 대상은 일본어로 발표한 불교학 논문이나 저술로 한정하기로 했다.

한국 불교의 학문적 성과를 일본에 알려 한일 문화교류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 취지.

일본불교문화 연구의 권위자인 이시가미 교수는 일본 다이쇼(大正)대학 인문학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슈쿠토쿠(淑德) 단기대학 학장을 맡고 있다.

그는 한국 불교 연구에 깊은 애정을 보여왔다. 2000년 3월 동국대 석좌교수로 임명되자 두 달 뒤 평생 모은 불교서적 5000여권을 동국대에 기증하기도 했다. 이 책 중에는 이시가미 교수가 40여년간 불교학을 연구하며 수집한 산스크리트어본, 티베트어본 장경 등이 포함돼 있다. 99년에는 티베트 장경 중 하나인 ‘범문진경패엽(梵文珍經貝葉)’ 사본을 기증하기도 했다.

16년 전 합천 해인사와 경주 불국사를 방문한 후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는 이시가미 교수는 “한국 불교는 형식화된 일본 불교와 달리 살아 있는 불교 그 자체”라며 “한국 불교를 주제로 불교학계에서 다양한 접근을 시도한다면 혁신적인 성과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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