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폭탄테러 187명 사망

  • 입력 2002년 10월 13일 18시 07분


미국 정부가 이슬람 테러조직 알 카에다에 의한 ‘전세계적인 추가 테러위협’을 경고한 지 3일 만인 12일 인도네시아의 세계적인 휴양지 발리 섬에서 강력한 폭탄차량 테러가 발생해 최소한 187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쳤다.

현지 경찰과 외신에 따르면 폭발은 이날 오후 11시반경(현지시간) 발리섬 남부 쿠타해변의 외국인 전용 나이트클럽 ‘사리 클럽’ 주차장에서 일어났으며, 이 폭발로 ‘사리 클럽’과 거리 맞은편 ‘패디 디스코텍’이 순식간에 무너지며 화염에 휩싸였다. 경찰은 클럽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지프 모양의 차에서 시한폭탄으로 추정되는 강력한 폭발물이 터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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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클럽과 디스코텍에는 호주 미국 뉴질랜드 등 서방에서 몰려온 500여명의 관광객들이 있었으며 경찰은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사리 클럽 폭발 직전 패디 디스코텍에서 작은 폭발이 있었고 △사리 클럽에 이어 발리 주재 미국 영사 사무소 부근에서도 사제폭탄이 폭발한 점 등으로 미뤄 테러단체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다이 바치티아르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은 인도네시아 사상 최악의 테러”라고 말했다.

이날 발리에는 교민 300여명과 관광객 등 500∼600명의 한국인이 체류하고 있었지만 13일 현재 정확한 피해상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사건 현장에서 3㎞ 정도 떨어진 발리 인탄비치호텔에 묵고 있던 한국인 관광객 문은영씨(31·여)와 문씨의 여동생 은정씨(29)가 12일 ‘사리 클럽’의 위치를 물어 보고 호텔을 나간 뒤 출국일인 13일 오후까지 행방이 알려지지 않아 피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미 행정부는 이번 사건이 미국을 겨냥한 테러사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연방수사국(FBI) 조사팀을 현지에 급파했다고 뉴욕타임스지가 13일 보도했다. 또 호주 영국 일본 뉴질랜드 등은 이날 자국 국민에게 발리섬 여행 자제를 당부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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