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러시아 독일 프랑스 등의 무력 사용 반대입장이 여전해 부시 행정부가 독단적으로 군사작전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개전준비〓미 국방부는 독일 주둔 육군 제5군단과 캘리포니아주 주둔 제1해병원정대 사령부 요원들에게 쿠웨이트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이 12일 보도했다.
해군 및 공군 부대 사령부 요원들이 이미 걸프지역에 배치돼 있는 상황에서 5군단 등 전투요원 파견에 이어 다음달 이라크전을 총지휘할 중부군 사령부 파견대가 주둔지인 플로리다에서 카타르로 이동할 예정이다.
미 국방부는 이와 함께 보건당국의 승인이 떨어지는 대로 다음달 중순 최대 50만명의 미군에게 천연두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빅토리아 클라크 국방부 대변이 밝혔다. 외신들은 140만명의 현역병 가운데 35만∼50만명이 접종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 대부분은 중동에 파견될 가능성이 있는 부대 소속이라고 덧붙였다.
▽신중한 국제여론〓미셸 알리오 마리 프랑스 국방장관은 11일 폭발사고를 일으킨 유조선 랭부르호에서 TNT폭탄의 흔적을 발견했지만 이 같은 증거가 미국의 일방적인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는 프랑스의 입장을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와의 정상회담 직후 “유엔의 새 결의안을 지지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은 여전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요슈카 피셔 독일 부총리 겸 외무장관도 이날 미 의회의 움직임과 관계없이 이라크 공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2일 사설에서 “미국은 최후까지 전쟁 이외의 수단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에 신중한 행동을 촉구했다. 도쿄신문 역시 사설을 통해 “미국 의회가 내달 초 중간선거를 의식해 결의안을 채택했다면 국제사회에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선제공격을 경계했다.
▽이라크의 대응〓이라크 정부는 미 의회 결의안 통과를 강력히 비난하는 한편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단장과 모하메드 엘 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사무총장에 두번째 서한을 보내 ‘아무런 장애 없는’ 사찰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라크측은 쟁점으로 떠오른 이라크 대통령궁 등 핵심 의혹시설에 대한 무제한 접근을 약속하지는 않았다고 IAEA 대변인은 밝혔다.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