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한국관광객 자매 2명 이틀째 소식 끊겨

  • 입력 2002년 10월 13일 18시 29분


발리 폭발사고후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 문은영(왼쪽).은정 자매
발리 폭발사고후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 문은영(왼쪽).은정 자매
13일 폭발사건이 일어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실종된 문은영(31·여·영어강사) 은정씨(29·여·간호사) 자매의 친정인 부산 사하구 괴정3동 문공하씨(69) 집에는 가족 친지들이 애타게 생존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문씨 집에는 이날 뉴스를 통해 폭발사건과 실종소식을 들은 친지 8명이 찾아와 함께 텔레비전 뉴스 속보를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어머니 김경자씨(62)는 몸져누웠다고 오빠(34)가 전했다.

오빠는 “두 여동생은 여름휴가를 미뤄오다 이번에 발리로 여행을 갔다”며 “여행사를 통해 현지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영씨는 3년 전 동료 영어강사였던 대니얼 찰리 올슨(31·경남정보대 교수)과 결혼해 현재 부산 사상구 엄궁동에서 살고 있으며 은정씨도 4년 전 결혼해 서울에서 살고 있다.

이들 자매는 9일부터 은영씨의 남편 올슨씨와 발리로 여행을 갔는데 올슨씨는 “자매가 사고 전날 폭발사고가 난 사리클럽에 갔고 당일에도 이 클럽에 간다는 말을 들은 사람이 있다”고 말해 이번 사건으로 희생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들 자매의 생사 확인 작업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13일 오전 발리로 급파된 자카르타 주재 한국대사관의 이희성 영사는 국립 상을라병원 영안실을 찾아가 시신 221구를 일일이 확인했으나 문씨 자매로 추정되는 시신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영사는 은영씨의 남편 올슨씨와 발리 교민 자원봉사자 15명과 함께 시신을 자세히 조사했으나 신원 확인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현지인 의사 30여명도 13일 오후 5시(현지시간) 현재 전체 시신 221구 가운데 불과 39구만 신원을 확인했고 나머지 182구는 너무 심하게 손상돼 식별이 거의 불가능해지자 치아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의사들은 치아검사에서도 신원 파악이 어려울 경우 경찰에 DNA검사를 의뢰할 계획이나 인도네시아에는 DNA 검사 능력을 갖춘 법의학시설이 없어 호주를 비롯한 외국의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발리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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