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이(福井)현에서 납치됐던 지무라 야스시(地村保志·47)와 하마모토 후키에(濱本富貴惠·47)는 78년 7월 7일 밤 해안공원 벤치에 앉아 데이트를 즐기다가 남자 4명에게 보자기에 씌워져 입막음을 당한 채 끌려갔다. 2주일 후인 7월 31일 밤 니가타(新潟)현에서 2명, 이어 8월 12일 밤 니가타현 사도(佐渡)섬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1명이 납치됐다. 북한측이 사망했다고 밝힌 가고시마(鹿兒島)현 출신 2명도 8월 12일에 납치됐다.
일본 공안당국은 북한이 80년대에 감행했던 아웅산폭탄테러, 대한항공기 폭파 등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 공작원들의 일본어 교사로 삼으려고 이들을 이 시기에 집중 납치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시 귀국〓
생존피랍자 5명은 15일 오후 2시반 평양에서 전용기편으로 도쿄(東京)에 도착해 대기 중인 가족과 24년 만에 감격의 재회를 할 예정이다. 이들은 호텔에서 가족과 함께 2박한 뒤 고향을 방문한다. 일본 체류 기간은 1∼2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는다. 총리실 관계자는 “면담할 경우 납치문제가 다 해결된 듯한 인상을 북한에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피랍 일본인들의 영구 귀국 문제는 이번엔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북한을 자극할 경우 이들의 안위는 물론 29일 시작되는 북한과의 수교 교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도쿄〓조헌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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