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북한 신의주 특별행정구 행정장관 양빈(楊斌) 외에도 영화배우 출신 기업가로 유명한 류샤오칭(劉曉慶)을 탈세혐의로 구속했으며 중국 최대의 자동차 회사를 운영하던 양룽(仰融)을 공금유용 혐의로 수배했다.
중국이 사(私)기업가의 공산당 입당을 허용하는 등 시장주의를 받아들이려는 조치를 잇따라 발표하면서도 경제격주간지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 내 순위 2위(양빈), 3위(양룽), 45위(류샤오칭)의 갑부들을 사법조치한 이유가 무엇일까.
뉴욕타임스는 13일 이를 “이들이 탈법적인 축재 혐의가 있긴 하지만 거대 부호에 대한 당과 정부의 장악력이 강력하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기업가 길들이기’”라고 해석했다. 이 신문은 “연행됐거나 수배 중인 중국 기업가들의 공통점은 자신들이 엄청난 부자이며 중국 정부와는 독립적이라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녔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양룽은 회사를 공기업화한다는 정부 방침에 반발했고 류샤오칭은 중국 여성 최초의 억만장자가 되겠다고 장담한 바 있다. 이 신문은 “중국 당국이 당내 좌파들을 달래기 위해 몇몇 갑부 기업가들에게 전례 없이 개인소득세까지 물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2일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중국의 사회주의 정부가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해 사기업을 견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주간지는 “중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1216개의 기업 중 82개 사기업을 빼고는 모두 국유기업”이라면서 “중국의 사기업들이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공기업에 비해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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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는 “중국에서 부자가 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중국 정치인들은 기업가가 부자 되는 것을 방해한다”며 “미국 수준의 법률적 제도적 경제인프라를 갖추겠다는 중국 정부의 공언이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