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부시 대통령 집권 이후 ‘전략적 경쟁 관계’로 출발했던 양국이 이처럼 잦은 정상회담을 갖게 된 것은 서로의 필요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장 주석은 다음달 제16차 전국대표자대회(전대)를 앞두고 자신의 영향력 유지를 위해 이번 회담의 성과를 최대한 높일 필요가 있다. 부시 대통령도 이라크와의 전쟁 등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이미 사전 분위기 조성을 끝낸 상태. 중국은 8월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미사일 부품과 관련 기술의 수출을 통제하는 법안을 발표했다. 미국도 아미티지 부장관 방중시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주에서 분리 독립 운동을 벌여온 ‘동투르크 이슬람운동(ETIM)’을 테러조직 명단에 포함시킨다고 발표했다.
▽대(對)이라크전 논의〓중국은 9·11테러 이후 국제 테러에 반대한다는 방침을 누차 밝혀 왔다. 하지만 이라크로 전쟁을 확대하는 문제에 대해선 ‘유엔을 통한 해결’을 강조해 왔다. 부시 대통령은 대이라크전에 대한 중국의 지지 또는 묵시적 동의를 얻는 것을 이번 회담의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금지에 대해선 양국의 이해가 합치되는 만큼 쉽게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인권과 종교자유 문제〓전통적으로 양국이 이견을 보여온 인권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ETIM을 테러조직 명단에 포함시키는 중대 양보조치를 이미 취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 같은 태도는 티베트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이 사교조직으로 간주하고 있는 파룬궁(法輪功)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이 원론적으로 ‘종교적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국은 이 같은 미국의 방침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대만 문제〓중국은 8월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의 ‘대만 독립국가’ 발언 이후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임을 천명한 상하이 공동성명을 미국으로부터 재확인받고 싶어한다.
미국은 이 같은 중국측의 요구를 들어주되 ‘대만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선에서 미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정상회담 예상 의제와 양국 입장 | ||
미국 | 예상 의제 | 중국 |
대이라크전 지지 또는 묵시적 동의 요청 | 테러와의 전쟁 및 대이라크전 | 테러와의 전쟁 지지, 대이라크전은 유엔 등 국제사회를 통한 평화적 해결 바람직 |
대량살상무기 확산은 전세계 안보 위협 | 대량살상무기 | 핵미사일 생화학무기 비확산 및 수출 금지에 동의 |
종교적 자유 보장해야 | 인권 및 종교 | 분리 독립을 꾀하거나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조직은 제재 |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 인정, 양안문제의 평화적 해결 촉구 | 대만 문제 |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 대만 독립시 전쟁 불사 |
세계무역기구(WTO)규범 및 이행 약속 준수 | 무역 문제 | WTO 규범 준수 노력, 양국 경제관계 중요성 강조 |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