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폐지 운동 헬렌수녀 내주 방한

  • 입력 2002년 10월 23일 18시 05분


사형제도에 대한 비판을 담은 영화 ‘데드 맨 워킹’의 실제 모델이자 원작자인 헬렌 프리진 수녀(64·사진)가 다음달 1일 방한한다.

1981년 뉴올리언스주 빈민들을 위해 일하기 시작한 그는 사형수(실제 이름 패트릭 소니어)와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하면서 사형 집행 절차에 눈뜨게 되고, 마침내 폐지 운동을 벌이기에 이른다. 그 경험을 ‘데드 맨 워킹:미국 사형제도에 대한 목격담’이라는 책으로 써내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 책은 1996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돼 헬렌 수녀역을 한 수전 서랜던에게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1985∼1993년 미국 사형제 폐지 연합 이사회 의장으로 일해 온 그녀는 현재 국제사면위원회 회원. 세계적으로 사형제도를 중단시키기 위해 2000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서명을 받았던 단체인 ‘모라토리엄 2000’ 명예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1999년과 2000년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영화 '데드 맨 워킹'의 한 장면

이번 방한은 사형제 폐지 운동을 펼쳐 온 천주교 주교회의측 초청에 따라 이뤄졌다. 주교회의측은 “헬렌 수녀가 단지 사형수들의 목숨을 살려주는 차원을 넘어 피해자와 가해자 가족들이 당하는 고통과 슬픔을 나누고 화해와 용서를 통한 생명문화를 뿌리내리자는 천주교 사형제 폐지 운동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그는 방한 당일 오후 2시 세종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다음날 오전 10시30분 김수환 추기경을 예방한 뒤 두 차례 강연하고 3일 일본으로 떠난다.

그는 5월 일본에서 한 인터뷰를 통해 “어떤 사람이 죄를 지었다 해도 인간이 다른 인간을 죽일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며 “사형제도를 폐지해 인간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새로운 인간으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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