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킹한 메일 중 하나는 생화학 전문가임을 자칭하는 기업인이 7월17일 중국에서 보낸 생화학무기 판매 제안. 그는 “농업용 살충제인 메틸브롬화칼리를 농축한 생화학무기를 밀폐용기에 담아 팔테니 살 의향이 없느냐”면서 판매 담당자의 전화번호와 e메일 주소까지 남겼다. 전화번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인 리야드 번호였다.
사우디의 한 석유회사 직원은 7, 8월 보낸 암호 메일을 통해 사우디 내 미국 석유회사의 송유관 위치와 중동에 주둔하는 미군의 잠수함 및 전투기 등의 이동상황을 알려줬다.
더 충격적인 것은 미국의 첨단기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의 메일.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한 무선테크놀로지 업체의 사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즉각 사임해야 한다”면서 후세인 대통령이 자신을 만나주면 ‘풍부한 첨단기술 수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썼다.
이 업체가 개발한 ‘G4’라는 첨단무기는 무선 조작으로 목표지역의 공기를 순식간에 불태워 일대의 생물을 전멸시킬 수 있는 것으로 돼 있다고 와이어드닷컴은 전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사장은 와이어드닷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단지 이라크 내에 무선통신 안테나를 세울 길을 알아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이라크전쟁 준비를 비판하는 메일도 많았다. 워싱턴의 한 시민은 8월1일 “내가 이 메일을 보내서 미 연방수사국(FBI)의 요주의 인물 리스트에 올라도 좋다”며 “나는 이라크에 대한 전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 미국 여성은 “유엔의 무기 사찰을 폭넓게 허용해서 미국에 공격의 빌미를 주지 말라”며 “그러면 후세인 대통령은 ‘좀 더 큰 사람’으로 비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와이어드닷컴은 세계 각국에서 일주일에 수십통의 e메일이 후세인 대통령에게 보내지고 있다고 전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