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印-中-러 에이즈 확산…2010년 4800만명 감염

  • 입력 2002년 11월 12일 18시 08분


에이즈 재앙(災殃)의 중심이 아프리카에서 유라시아로 이동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의 격월간지 포린 어페어스 최신호(11·12월호)는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 집중돼 있던 에이즈 감염이 인도 중국 러시아 등 유라시아 대륙에서 엄청난 속도로 번지고 있는데도 이들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인도의 에이즈 문제는 이번주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 인도를 방문해 1억달러의 에이즈 퇴치 기금을 내놓으면서 새롭게 주목받았다. 게이츠 회장은 뉴욕타임스의 기고를 통해 “인도의 첨단 기술인력이 에이즈 때문에 위협받고 있다”며 국제적 관심을 호소했다.

인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2위의 에이즈 감염자 보유국이다. 윤락 여성들과의 문란한 성관계가 그 원인. 하지만 인도의 보수적인 문화풍토 탓에 에이즈 예방 및 성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2일자 사설에서 콘돔을 배포하고 적극적으로 에이즈 예방 캠페인을 전개해 성과를 거두고 있는 태국 정부와 문제를 외면하는 인도 정부를 비교해 꼬집었다.

최근 에이즈 감염자가 가장 급격히 증가하는 러시아도 뚜렷한 대책이 없기는 마찬가지. 러시아는 현 추세대로라면 2010년경 인구의 10%가량이 에이즈에 감염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이는 인구의 11%가 에이즈 환자인 아프리카의 감염률과 같다. 아프리카에서는 이 같은 감염률 때문에 매년 경제성장률이 2∼4% 축소되고 있다. 8년 뒤면 러시아도 비슷한 경제적 피해를 볼 것이라고 포린 어페어스는 전망했다.


러시아에서는 문란한 성관계와 마약 투여 외에도 감옥이 에이즈 확산을 부채질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막무가내로 뒤섞인 수감자들이 짧은 형량을 채우고 각자 고향으로 돌아가 에이즈를 퍼뜨린다는 것.

중국은 감염자 수에선 이들 국가보다 적지만 그 증가세가 1년에 20∼30%에 이르러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중국 정부는 에이즈에 대한 대책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떠오르는 경제 강국, 중국의 꿈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에이즈라는 것이다. 미국 기업협회의에 따르면 이들 국가에서 현재와 같은 에이즈 증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앞으로 25년간 가능한 경제 성장률의 3분의 1 정도가 축소될 것으로 분석됐다.

포린 어페어스는 이들 국가의 경우 감염자가 나오면 선진국처럼 치료하거나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관리체계가 갖춰져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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